The Economist(영>한) 2012. 3. 14. 18:08

미국의 의료

의료 쇼핑

기업은 의료비를 투명화하려고 한다.

2012 2 4 / 뉴욕 / 출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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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2010년에 의료비로 2 6천억 달러를 썼고, 이는 GDP 18%나 차지한다. 그러나 그들 중 어떤 치료가 얼마가 들며 다른 치료와 비교하면 어떤지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이유도 없어 보인다 (표 참고). 보험 용어를 보려면 사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일은 눈을 가린 채 집을 고른 뒤 고대 중동 언어로 쓰인 주택 담보 대출을 받고 나서 그 가격을 나중에 발견하는 일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느리긴 하더라도 이런 상황은 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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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간 약값을 내는 방식은 변해왔다. 미국인의 건강 관련 소비는 더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불경기 때문이지만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성장률은 2002년과 2009년 사이에 매해 떨어졌다고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의 데이비드 노트와 로드니 지멀 씨가 말한다. 이유는 많다. 예를 들어, 많은 값비싼 약의 특허 유효기간이 끝났다. 하지만 소비 습관 또한 변하고 있는 듯 하다.

대부분의 미국인 고용인은 고용주를 통해 건강 보험을 받는다. 그들은 으레 깨닫지 못하는 채로 그 비용을 부담한다. 회사는 건강 보험에 더 많은 비용을 낼수록 월급으로 지급할 돈이 줄어든다. 이제 고용주들은 비용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는 직원들에게 장려금을 주려고 한다.

소비자 주도적인 건강 보험 상품에 따르면 고용인은 보험 적용을 받기 전에 어떤 치료든 비용의 일부를 내야 한다. 고용인 대부분은 건강 관련 소비를 위한 비과세 계좌를 갖고 있지만 그 계좌를 헐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한다. 2006년에는 고용인 중 10%만 보험 회사가 치료비 나머지를 지불하기 전에 최소 1,000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2010년에는 그 비율이 세 배가 넘었다.

제너럴 일렉트릭 (GE) 2010년에 월급을 받는 고용인들의 보험을 소비자 주도적인 건강 보험 상품으로 전환했다. 회사는 이들에게 더 경쟁적인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 비교해보기를 권장했지만 고용인들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이런 비교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내가 능동적인 소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가격을 알아야겠다고 말하기 시작했죠.” GE의 복지 제도 책임자인 버지니아 프로에스테익스의 말이다. 고용인들이 의사에게 가격을 물었을 때 의사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다양한 보험 회사들이 같은 치료에 대해 얼마를 지불하고 환자는 얼마를 지불하는지 짐작도 못했다. 공공 감시 조직인 정부 책임실 (GAO)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슷한 문제들이 보고되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 개혁에 따르면 병원들은 매년 표준 가격을 열거해야 하며, GAO에 따르면 30개가 넘는 주에서 가격 투명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거나 통과시켰다. 이런 조치들 중 아무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람들이 쇼핑을 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기업이 나서고 있다. 예를 들면, GE는 정보 회사인 톰슨 로이터를 고용해서 고용인들에게 다양한 치료 비용을 알려준다. 톰슨 로이터 사는 GE와 다른 회사 고용인들이 과거에 지불한 가격을 분석해서 다양한 병원과 치료소에서 제공하는 치료 비용을 알려준다.

캘리포니아 캐스트라이트 헬스라는 또 다른 회사는 투명성을 단독 임무로 삼았다. 캐스트라이트 사는 대기업과 협력하여 과거의 거래 내역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고용인들은 온라인으로 의사들을 둘러보며 환자들이 게시한 후기를 읽을 수 있다. 캐스트라이트 사는 트래블로서티 사가 항공 여행 업계에 한 일을 의료 업계에 하기를 원한다고 창립자 지오바니 코울라 씨는 말한다. 코울라 씨의 공동 창립자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보건부 최고 기술 책임자이다.

이런 계획은 몇 가지 장애물과 마주친다. 의료는 항공보다 더 복잡하다. 여행자는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고 싶다는 점과 많든 적든 어떤 항공사든지 자신을 안전하게 목적지로 데려다 줄 것임을 알고 있다. 따라서 항공권을 가격에 따라 정렬하기가 쉽다. 대조적으로 심장 질환을 가진 사람은 약을 먹어야 하는지,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식단 조절을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 수 있다. 의학적 결정을 제대로 하려면 엄청난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설상가상으로 건강 보험 회사들은 비용에 대한 자료 공유를 꺼린다고 톰슨 로이터 사의 소비자 의료 부장인 바비 컬루니 씨는 말한다. 보험 회사 한 곳이 한 병원과 제왕절개 수술에 대해 7,000달러를 지불하기로 계약하고, 또 다른 병원에는 같은 수술에 대해 10,000달러를 지불하기로 계약한 상태에서 이런 정보가 유출된다면, 앞선 병원이 더 높은 가격을 내라고 주장할 것이다. GE가 보험사들과 한 계약은 GE가 고용인의 과거 의료 거래 자료를 소유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계약은 드물다.

이런 상황이라도 투명성 제고는 필연적으로 보인다. 영리한 보험사들은 저마다 고유한 도구를 선보이고 있다. 시그나 사는 톰슨 로이터 사의 기술을 이용해서 치료비 산출기를 지원한다. 또 다른 보험사인 애트나는 환자들이 매달 67,000번 이상 활용하고 있는 정교한 웹 툴을 제공하고 있다. 애트나의 메그 맥케이브 씨는 소비자들이 곧 자신의 스마트 폰을 써서 증상을 보고, 의사를 찾아서 가격을 비교한 뒤 방문일 예약까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같은 실험들은 보험사에 득이 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 법이 발효하면 수백만 명이 곧 보험 갱신 시기에 쇼핑을 하게 될 것이다. 보험 상품은 이해하기 쉬울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완전히 투명한 시장이 오기 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햇빛 한 줄기가 스며들고 있다.

출판본 /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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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gulus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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